교수·학습내용으로서의 교육과정

교육과정이란 어떠한 의미를 가지는지에 대한 본질적 해석을 살펴보면, 그 의미는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뉠 수 있습니다. 하나는 교육의 기능과 관련하여, 우리가 가르쳐야 할 내용, 즉 교육의 내용으로 교육과정을 고려하는 경우입니다. 또 다른 하나는 어떻게 가르치고 학습을 이끌어내기 위한 프로그램을 설계해야 하는가, 즉 교육의 운용으로 교육과정을 고려하는 경우입니다. 이 글에서는 두 가지 유형의 교육과정 의미를 살펴보고, 이러한 교육과정을 개발하는 것의 의미와 그 기본 원리에 대해 논의하겠습니다.

 

교수·학습내용으로서의 교육과정

1. 조직화된 지식

커리큘럼이라는 용어는 라틴어에서 경주로를 의미합니다. 이는 어떤 일정한 범위의 코스를 나타냅니다. 교육에서 커리큘럼이란 학생들이 학교에 입학해서 졸업할 때까지 거쳐가야 할 일정한 범주의 코스를 의미합니다. 더 자세히 말하면, 학생들은 입학해서 1학년 때는 어떤 어떤 과목을 배우고, 2학년 때는 또 어떤 어떤 과목들을 배우는 식으로, 졸업할 때까지 필수적으로 배워 나가야 하는 교과목의 집합을 만들어놓고 이를 교육과정이라고 부른 것입니다. 이러한 교육과정에 대한 의미는 19세기 말에 교육과정에 대한 학문적이고 논리적인 사고와 탐색이 시작된 이후로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에 의해 주장되고 있습니다.

 

교육과정을 교과목의 조직된 집합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교육의 목적이나 학교의 기능을 교과목 선택의 주요 기준으로 삼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허친스와 같은 항존주의자들은 교육의 목적을 지적인 계발에 두며 교육과정은 이러한 지적 발전을 도울 수 있는 영구불변의 진리로 조성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으로는 베스터와 같은 사람은 본질주의적인 입장에서 교육과정은 1. 모국어, 2. 수학, 3. 과학, 4. 역사, 5. 외국어 다섯 가지 영역으로 구성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조직화된 지식으로 교육과정을 정의하는 데에 대해선 여러 이의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미 결론이 도출된 특정한 지식만이 가르치기에 가치가 있는 것일까요? 우리는 학생들에게 인간의 경험에 대한 다양한 사고유형을 교육해야 할 필요가 없을까요? 극도로 고정된 사고유형이나 체계를 단순히 진리로 주입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 않을까요? 특히, 누적된 전통적인 지식만으로는 다양한 집단의 경험을 모두 포괄할 수 없다는 비판과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교육과정을 '경험'의 시각에서 규정하는 방향으로의 사고가 더 강조되고 있습니다.

 

2. 학습경험

교육과정을 교과의 단순한 모음으로만 여기는 전통적인 사고를 강하게 비판한 대표적인 사람 중 하나는 듀이와 같은 진보주의자들입니다. 듀이는 교육과정이 우리가 현재 살고 있는 삶을 개척하고자 하는 의도로 구성되어야 하며, 따라서 지역사회의 생활 요구에 부합하도록 구성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러한 주장은 진보주의 사회가 젊은이들의 경험을 새롭게 만들어 현재의 관심을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성인사회가 자체적으로 개선된 사회로 거듭나기 위해 새로운 관습을 형성해야 한다는 믿음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교육과정을 학생들이 학교에서 경험하는 모든 종류의 학습경험이라고 정의할 때, 여기에는 몇 가지 특징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먼저, 경험으로서 교육과정을 구성할 때, 그 경험은 성인 중심이 아니라 아동 중심의 경험이어야 합니다. 이는 종래의 조직화된 지식으로 교육과정을 구성할 때 주로 성인 중심의 경험을 기반으로 지식을 선택하는 것과 대조적입니다. 둘째로, 경험의 종류나 범위를 문화인류학적인 시각에서 확장하려는 노력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특히, 학생들은 교실에서 형식적인 교과내용뿐만 아니라 교실 내외의 학교 환경에서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아 학습하게 됩니다. 이러한 관점은 교육과정에서 표면적인 교육과정 이상의 잠재적 교육과정을 고려하게 만들어, 종래의 조직화된 지식으로 교육과정을 바라보던 시각을 혁신하게 되었습니다. 네 번째로, 조직화된 지식으로서의 교육과정이 가르치는 사람의 입장에서 진술되고 있는 것에 비해, 경험으로서 교육과정을 규정하는 것은 학습자의 입장에서 교육과정을 바라보고 있는 것입니다.